유학생 낀 금융범죄 조직 체포[뉴욕 중앙일보]
2011.06.21 10:45
대부분 동유럽 출신…악성바이러스로 개인정보 빼내 뉴욕에 살고 있는 동유럽 출신 유학생들이 포함된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 일당이 체포됐다. 맨해튼에 있는 연방검찰은 30일 “뉴욕에 살고 있는 동유럽 출신 유학생 여러 명이 포함된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 일당을 이날 일제히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연방검찰 수사관들은 FBI 요원들과 함께 이날 새벽 5시45분쯤 브루클린 머린파크 콜먼스트릿에 있는 개인주택 등에서 수명의 용의자를 체포하고 그들이 사용하던 컴퓨터 등을 압수했다. 연방검찰 수사책임자 테리 윌슨에 따르면 이들은 뉴욕 인근의 미국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암약하고 있는 사이버 범죄조직이 불법으로 빼낸 돈을 받아 이를 나눠 가지는 수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에서 수명의 동유럽 출신 유학생들이 체포된 비슷한 시간에 영국의 런던에서도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 일당 10여명이 붙잡혔다. 수사관들은 이들 대부분이 미국과 영국에 유학을 하면서 현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사이버 범죄조직이 빼낸 돈을 세탁하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동유럽 국가에서 사이버 범죄를 저질러 온 주범들은 현재 해당 국가에 신원이 통보가 된 상태지만 아직은 구체적으로 몇 명이 체포됐는지, 이들에 대한 현지 사법기관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이 됐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연방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 주범들은 인터넷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은행 전산망에 트로이목마로 알려진 ‘제우스 트로잔’ 악성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고객정보를 빼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이렇게 얻은 고객정보를 이용해 은행간 거래를 조작해 미국과 영국에 있는 유학생들의 계좌에 돈이 가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얻어진 돈 상당부분을 국제 송금을 통해 동유럽 국가 현지에서 받아 챙겼다. 현재까지 이들 국제 사이버 범죄조직에 의해 저질러진 금융범죄 피해액은 전부 드러나진 않았으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고객들 경우 300만 달러 이상, 영국 은행의 고객들 경우 95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검찰은 30일 사건 내용을 발표하면서 향후 동유럽 국가 사법기관들과 공조를 통해 미국 은행이 관련된 사이버 범죄 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같은 사이버 금융범죄는 개인 피해는 물론 자본주의 신용경제의 근본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로 보고 있다. |